판례로 보는 인사관리 | 채용내정/수습 - 3 수습 중이면 시용 아닌가요?
안녕하세요. 노무법인 넥스트입니다.
수습 평가와 본채용 거부 상담을 받다 보면 정작 그 앞 단계인 시용근로자 여부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가표도 만들었고 통지서도 잘 썼는데 "애초에 이 사람이 시용근로자였느냐"에서 뒤집히는 것입니다. 취업규칙에 '수습'이라는 두 글자만 있으면 당연히 시용이 된다고 보시지만, 법원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시용근로관계는 근거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당사자의 합의 또는 단체협약·취업규칙에 시용의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그 근거가 없으면 '수습'이라 불렀더라도 처음부터 정식 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유보된 해약권도 없으니 본채용 거부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시용근로관계가 성립하기 위한 근거와, 근거가 없을 때의 결과
▸ 다루지 않는 것 — 시용이 성립한 뒤의 본채용 거부 심사 기준(본채용 거부 기준 편에서 다룹니다)
어디에 적혀 있어야 시용인가요
시용계약을 맺으려면 시용기간에 관한 당사자의 합의가 있거나 단체협약·취업규칙에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합의가 반드시 '근로계약서'라는 이름의 서면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용기간과 본채용 적정성 평가를 예정한 시용입사원이나 서약서를 근로자가 제출했다면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취업규칙에 '수습'이라는 표현만 있고 평가나 정식채용 거부에 관한 내용이 없다면, 그 기간은 이미 채용이 확정된 사람이 업무에 익숙해지는 본래 의미의 수습입니다.
명칭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은 반대 방향에서도 확인됩니다. 취업규칙이 "수습기간 중 또는 수습기간 만료 시에 기능·근무태도·적성·건강상태·대인관계 등을 종합 판단하여 사원으로서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 회사는 정식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한 사안에서, 법원은 이를 정식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용기간으로 판단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1. 10. 14. 선고 2011구합17714 판결, 상급심에서 유지·확정).
▸ 지금 취업규칙의 '수습' 조항을 열어 보십시오. 기간만 정해 두었는지, 평가와 정식채용 거부까지 정해 두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기간만 있다면 시용의 근거가 되지 못하므로 "정식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문언을 넣어야 합니다.
'필수'로 썼는지 '선택'으로 썼는지가 갈립니다
같은 취업규칙이라도 시용기간을 반드시 두도록 정했는지 둘 수 있다고 정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필수로 정한 경우 — 취업규칙이 신규채용 근로자에게 시용기간을 필수적으로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면, 근로계약을 구두로 체결하면서 시용 목적을 따로 밝히지 않았더라도 시용근로관계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09. 4. 15. 선고 2008누29610 판결).
선택으로 정한 경우 — 반대로 취업규칙이 시용기간 적용을 선택사항으로 정해 두었다면, 그 근로자에게 시용기간을 적용할 것인지를 근로계약에 명시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에 시용기간이 적용된다고 명시하지 않은 경우 그 근로자는 시용근로자가 아니라 정식 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다30473 판결).
다만 근로계약서에 적지 않았더라도 같은 직무 채용자에게 예외 없이 시용기간을 두어 왔고 근로자도 이를 알고 있었다면 시용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한 사례도 있습니다(대전고등법원 2014. 10. 16. 선고 2014누10651 판결, 상고심에서 확정).
▸ 취업규칙 문언이 "둘 수 있다"이면 근로계약서에 시용기간을 반드시 적으십시오. 이 한 줄이 없으면 이후의 평가와 통지가 아무리 정교해도 통상해고로 심사받습니다. 문언을 "둔다"로 바꾸는 방법도 있으나, 그때는 경력직·재입사자까지 전원에게 적용된다는 점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시용기간이 그냥 지나가면 어떻게 되나요
시용기간 중에 해고하거나 만료 시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지 않은 채 기간이 지나가면, 유보된 해약권은 소멸하고 통상의 근로관계로 전환됩니다. 이후에는 완화된 기준을 더 이상 쓸 수 없습니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기간이 지나간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해고가 위법한 이상 적법한 해약권이 행사되지 못한 채 시용기간이 지난 데에 회사의 귀책사유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복직의 지위를 시용근로자가 아닌 정식 근로자의 지위로 보았습니다(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50580 판결).
▸ 시용기간 종료일을 달력에 표시해 두십시오. 하루라도 넘기면 해약권이 사라져 통상해고 사유가 필요해집니다.
※ 여기서 잠깐!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 둘 다에 적어야 하나요?
취업규칙이 시용을 필수로 정했다면 취업규칙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지만, 선택으로 정했다면 근로계약서에 반드시 적어야 합니다. 어느 쪽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양쪽 모두에 적어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 이 글의 핵심
본채용 거부 분쟁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시용근로관계는 '수습'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근거 규정에서 나옵니다. 취업규칙이 시용을 필수로 정했다면 취업규칙만으로 족하지만, 선택으로 정했다면 근로계약서에 한 줄이 더 있어야 합니다. 그 한 줄이 있으면 완화된 기준으로 심사받고, 없으면 통상해고와 같은 잣대를 받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취업규칙 '수습' 조항에 평가와 정식채용 거부의 근거가 함께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기간만 있으면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 취업규칙이 "둘 수 있다"(선택)라면 근로계약서에 시용기간 적용을 반드시 명시하십시오.
- 시용기간 종료일 전에 판단을 끝내십시오. 넘기면 해약권이 소멸합니다.
오늘 다룬 질문은 "취업규칙에 '수습'이라고만 썼는데 시용이 되는가"였고, 답은 평가와 정식채용 거부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시용이 성립한 뒤 본채용을 거부할 때의 심사 기준을 다룹니다. 근거를 갖췄더라도 평가와 통지에서 다시 한번 걸러지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하시면 노무법인 넥스트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고용노동부 등록 노무법인
비슷한 케이스 있으신가요?
담당 노무사가 신속하게 안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