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인사관리 | 채용내정/수습 - 5 본채용 거부, 어떤 사유가 인정되나요
안녕하세요. 노무법인 넥스트입니다.
기준을 알아도 막상 우리 사건이 어느 쪽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업무능력이 부족하다"는 같은 말로도 어떤 회사는 이기고 어떤 회사는 집니다. 그래서 기준을 한 번 더 읽는 것보다, 실제 사건들에서 무엇이 결론을 갈랐는지를 보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유가 무거워서 인정된 것이 아니라 근거 자료가 있어서 인정되었습니다. 같은 "업무능력 부족"이라도 해고 전에 만들어진 평가 자료가 있으면 정당하고, 없으면 부당하다는 것이 일관된 흐름입니다.
▸ 이 글에서 다루는 것 —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이 인정된 사례와 부정된 사례의 대비
▸ 다루지 않는 것 — 본채용 거부의 심사 기준과 서면통지 요건(본채용 거부 기준 편에서 다룹니다)
정당하다고 본 사례
채용 판단에 결정적인 이력을 숨긴 경우. 택시회사에 입사하면서 채용 여부와 경력수당 지급에 직결되는 동종 택시회사 근무경력을 이력서에 적지 않은 사안에서, 법원은 시용기간 중 해고를 정당하다고 보아 근로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대전고등법원 2016. 4. 28. 선고 2015누10856 판결). 취업규칙에 "채용서류에 학력·경력 등 중요한 인사기록을 은폐하거나 허위로 기재한 자는 채용할 수 없고, 사후에 발견되면 근로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었던 점이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평가에 주관이 섞였다는 주장이 배척된 경우. 근로자가 평가의 객관성이 결여되었고 평가자의 주관에 지나치게 좌우되었다고 다툰 사안에서, 법원은 일부 평가요소가 평가자의 주관에 좌우될 여지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평가에 객관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근로자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9. 11. 1. 선고 2019누47171 판결).
▸ 평가에 주관이 섞였다는 사실 자체는 회사에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주관을 검증할 자료가 없는 경우입니다. 정성 항목을 쓰더라도 판단 근거를 함께 적어 두면 이 두 사건처럼 방어가 됩니다.
부당하다고 본 사례
평가자가 1명이고 근거가 없는 경우. 수습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계약 체결일로부터 불과 19일 만에 관리소장 한 사람이 근무평가를 했고 낮은 점수를 준 근거 자료도 없었던 사안에서 본채용 거부를 부당하다고 보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9. 8. 28. 선고 2018누77366 판결).
평가표를 해고 이후에 작성한 경우. 미화원에 대해 팀원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청소상태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해고했으나, 수습사원평가표가 해고 이후에 작성된 사안입니다. 법원은 평가 당시 평가항목과 점수 기준이 구체적으로 설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항목별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할 증빙도 없다며 부당하다고 판단했고(서울행정법원 2022. 10. 28. 선고 2021구합88722 판결), 이 판단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두53065 판결).
질병을 이유로 삼았으나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던 경우. 만성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받는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사안에서, 면접 당시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답했고 정기적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받더라도 시내버스 운전 업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의사 소견서까지 제출된 이상, 질환을 갖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본채용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보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1. 11. 5. 선고 2021누34536 판결).
▸ 세 사건에서 회사가 든 사유는 근무성적 저조, 대인관계 문제, 건강 문제로 낯설지 않습니다. 인정되지 않은 이유는 각 사유가 아니라 근거 자료와 시점이었습니다. 평가가 해고보다 늦었거나, 평가할 기간 자체가 없었거나, 평가와 무관한 사정을 끌어왔습니다.
갈린 지점은 사유가 아니라 자료였습니다
정당하다고 본 사건과 부당하다고 본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사유의 종류는 겹칩니다. 다른 것은 그 사유를 증명할 자료가 해고 전에 만들어져 있었는지, 그리고 그 자료를 만들 만큼의 관찰 기간과 관찰자가 있었는지였습니다.
▸ 본채용 거부를 검토하고 있다면 사유를 고려하기에 앞서 관련 자료부터 확인하십시오. 예를 들어 "지금 이 사람에 대해 해고 전에 작성된 평가 기록이 있는가"에 답할 수 없다면, 사유를 아무리 정교하게 써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 여기서 잠깐! 평가표를 나중에 정리해 두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해고 이후에 작성된 평가표는 평가 당시 기준이 있었다는 증거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기준 없이 해고부터 했다는 정황으로 읽힙니다. 위 대법원 확정 사건이 바로 그 경우였습니다.
★ 이 글의 핵심
이 사건들이 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본채용 거부의 성패는 무엇을 이유로 삼았는가가 아니라 그 이유가 언제 만들어졌는가에서 갈렸습니다. 해고 전에 기준이 있고 관찰 기록이 있으면 경력 은폐도 근무성적 저조도 인정되었지만, 해고 뒤에 자료를 만들었다면 같은 사유로도 부당해고가 되었습니다. 사후에 정리한 서류는 회사를 지켜 주지 못할 뿐 아니라, 기준 없이 결정했다는 증거로 되돌아옵니다.
실무 체크포인트
- 평가는 두 명 이상이, 정해진 기간을 충분히 지켜본 뒤에 하십시오. 19일 만의 1인 평가는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 평가표는 해고 결정 전에 작성하고 작성일과 작성자를 남기십시오. 사후 작성은 사실상 자료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 질병·연령처럼 채용 당시 이미 알았거나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사정은 거부 사유로 삼지 마십시오.
오늘 다룬 질문은 "본채용 거부에서 어떤 사유가 인정되는가"였고, 답은 사유의 종류보다 자료의 시점이 결론을 갈랐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파트 2를 마무리하며, 다음 파트에서는 이미 채용된 근로자에 대한 전보·대기발령·휴직 등 인사명령을 다룹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평가 자료와 사업장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하시면 노무법인 넥스트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고용노동부 등록 노무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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